누구나 한 번쯤은

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있을 겁니다. 입 밖으로 나간말, 놓쳐버린 인연, 서둘러 지나쳐버린 계절들. 우리는 그 잔상 위를 걸으며 마음속에 '미련'이라는 단어를 조용히 굴려보기도 합니다. "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,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."

제주 바다 앞에 서면,

그 생각은 조금 달라집니다. 파도는 나에게로 돌아오는 듯 보이지만, 단 한번도 같은 곳으로 오지 않습니다. 밀려오고, 부서지고, 사라진 자리에는 언제나 새로운 물결이 일어나지요. 마치 되돌림은 과거로의 물러섬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향한 첫 걸음이라 말하는듯 합니다.

'언도' 뒤로가기를 뜻합니다.

하지만 그 안에는 나아감이 숨었다고 생각합니다. 한 발 뒤로 물러서야 비로소 나아갈 길이 보이는 곳. 이 곳은 그 숨고르기의 장소입니다. 불안도, 조급함도, 후회도 잠시 내려 놓아봅니다. 우리는 그 속에서, 다시 자신에게 질물은 던집니다. 


"나는 왜 되돌리려 하는가?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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